저소리가들리느냐

'김활란 상' 제정에 이화여대 학생들 비난

에운담 2006. 5. 27. 12:16

'김활란 상' 제정에 이화여대 학생들 비난

이화여대가 내년 5월 고 김활란박사 탄생 1백주년을맞아 `김활란상'을 제정키로 한데 대해 상 제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여론이 네티즌들 사이에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대생들도 반대에 나섰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19일 교내 대자보를 통해" '김활란상'이란 이름이 과연 그상의 위상에 적합할 수 있을지 의문" 이라며 "이 시대 여성의 위상을 높이려는 상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김활란이란 이름은 지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자보는 또 "현재 이화는 김활란이란 이름을 세계적으로 내걸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김활란을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평가하기 이전에 떠올리게 되는 친일행각을 어떻게 평가해야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자보는 이어 "김활란이 이화의 초대 총장으로 여성교육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인정되지만 그러나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김활란박사의 친일행각을 부각시켰다.

이같은 대자보가 붙자마자 이 대학 교내 PC통신방에는 '김활란상' 제정 반대와 취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irish 929'라는 ID 사용자는 "학생 일부가 현재 정신대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상황에서 '김활란상'을 제정한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며 "정말 여성을 위한 대학이라면 지식을 이용해 우월한 위치에서 다른 여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여성을 기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ID 'KiKi 풋'은 "근원부터 잘못된 상이 관습처럼 되물림되면 김활란이 언젠가 반일인사로 뒤바뀌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며 "도서관 벽에 걸린 김활란상도 마땅히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꼬미KO'라는 ID 사용자는 "여성으로서 당당한 지위에 오른 사람을 상주는것은 좋은 일"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학교적립금을 학생에게 환원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외국인에게 5만달러라는 상금을 줘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겨레신문 98.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