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활란 상' 제정에 비난 여론

이화여대가 내년 5월 김활란 박사 탄생 100년을 맞아 `우월 김활란 상'을 만들기로 한데 대해 김 박사의 친일행적을 들며 이의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학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친일문제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소장 김봉우)는 19일 성명을 내어 "대표적인 친일여성인 김활란은 한국 여성을 대표하는 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성명에서 김 박사가 1942년 12월 잡지 <신시대>에 실은 `징병제와 반도여성의 각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징병제는) 진정한 황국신민으로서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라며 징병을 독려하는 등 친일활동을 했다고 밝혔다.이화여대 총학생회(회장 강선영)도 이날 대자보를 통해 "김활란의 경우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평가하기 이전에 그의 친일행각을 떠올리게 된다"며 "이 시대 여성의 위상을 높이려는 상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김활란이란 이름을 지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시통신 토론방에도 이 상의 제정을 비난하는 글이 계속 오르고 있다. 천리안의 한 이용자(ANWIN)는 "친일행위를 한 김 박사를 추모하는 상을 제정하는 것은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쪽은 "김 박사가 스스로 친일행각에 대해 참회했기 때문에 김 박사의 생애를 총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보고 상을 제정하기로 했다"며 "내년 5월 '김활란과 21세기'를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열어 김 박사에 대한 평가를 다시 듣겠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98.10.19)

Posted by 에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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