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과 가중한 책임 - 진두에 나설 여학생의 결의

지금 우리의 형편은 전선과 총후가 함께 전쟁에 이기는 것 외에 다른 소망과 목적이 없는 것이다. 나라에서는 전쟁에 이기는 것을 목적한 정치를 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학생을 가르칠 때 전쟁에 이겨내기에 필요한 인물을 길러내는데 교육의 목적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긴급한 시국하에 처한 이때에 문과계 여자전문학교가 여자특별연성소 지도자 양성기관으로 이름을 달리하게된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국가가 요구하는 교육기관이 되기를 기다렸다. 여자특별연성소 지도자 양성기관이 되기 전이라 해서 국가에서 요구하는 교육을 철저히 힘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더한층 강력한 태세를 갖추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학부형 가운데 혹시 처음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킬 때와 목적이 달라진다고 해서 섭섭하게 생각할 분이 있을지 모르나 나라가 있은후에 가정도, 부모도, 자세도 다 있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할 때 그러한 섭섭은 용납될 수 없다. 잣다른 인정으로는 따질 수 없는 조국의 흥망이 달려있는 이 전쟁을 이겨내기 위하여 내달을 뿐이다. 애지중지하는 아들이 제일선의 용사로 나가지 않는가. 지금 여자교육기관이 쇄신되어 전시에 적응한 교육기관으로 전신한 것은 오히려 늦은감이 없지 않다.

반도에서 전문학교까지의 교육을 받는 여성은 참으로 뽑혀 난 존재다. 과거에 전문교육을 받은 여성의 뒤에는 수많은 무식한 여성이 있는 것이다. 황국여성으로서 받아야 할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불쌍한 동무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여성들의 지도자가 되는 학생은 한편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 한편 큰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반도에는 광영의 징병제가 실시되는만큼 그에 따라 반도부인들의 임무는 중대하다. 훌륭한 군인을 반도에서 많이 진출시키느냐, 못하느냐는 어머니의 손에 달린 것이다. 이러한 중대한 책임자인 어머니가 무식해서는 큰 문제다. 여기에 우리학교가 특별연성소 지도자 양성소로 새출발하게 된 까닭이 있는 것이다. 먼저 국어(일본어)를 가르쳐서 일본국민으로서의 자랑을 지니게 하고 따라서 내지여성에게서 본받아야 할 훌륭한 부덕을 가르쳐서 황국여성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자격을 가지게 해야 할 것이다. (매일신보 194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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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 지지않게 황국 여성으로서 사명을 완수

1943년 12월 전시교육임시조치령에 따라, 이화여자전문학교를 폐교하고 '여자특별연성소'라는 농촌지도원 양성기관으로 바뀐 것에 대하여 매일신보에 발표한 글이다.

아세아 십억 민중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결전이 바야흐로 최고조에 달한 이때 어찌 여성인들 잠자코 구경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날을 위한 마음의 준비는 이미 벌써부터 되어 있었습니다. 내지 학도들과 함께 전문학교 법문계 반도학도들은 우렁찬 진군을 일으키어 특별지원병으로서 오는 1월 20일에는 영예의 입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반도학도들에게 열려진 군문으로 향한 광명의 길은 응당 우리 이화전문학교 생도들도 함께 걸어가야 될 일이지만 오직 여성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참여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싸움이란 반드시 제일선에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학교가 앞으로 여자특별연성소 지도원 양성기관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인 동시에 생도들도 황국여성으로서 다시 없는 특전이라고 감격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당국으로 부터 장차 지시가 있을 줄로 압니다만, 대략 현재의 계획을 말씀드리면 명년 1월 부터 3월까지는 지금 재학생들을 단기간에 훈련시키어 지도원으로서 전 조선에 파견시킬 터이며 다음으로 4월 부터 1년을 수료기간으로 하여 신입생을 받아들일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결전하의 국가 목적에 단 한사람이라도 더 많이 우수한 지도원을 양성하기에 전력을 할 각오가 있을뿐입니다. (매일신보, 194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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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정" 군국의 여학생 - 연파소설을 청산 취미와 오락에도 시국색

    여학생! 하면 그들의 세계는 시국과는 관계없이 그저 무사기하고 명랑하게 지나기는 딴세상과 같이 생각이 됩니다. 도대체로 봐서 여학생이 그렇게 명랑하게 지내는 것이 스스로 시국에 들어 맏는 점이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걸음 나아가서 생각하면 지금은 단순히 무사기하고 즐겁게 지낼때만은 아닙니다. 명랑한 동시에서 한편으로는 긴장하고 엄숙한생활을 해가면서 장래의 우리나라가 정??? 고 나갈 주부로서의 자격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반러가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여학생들의 취미와 경향같은 것도 어느정도까지 시국영향을 길영하야 전과는 훨씬다른 점이 있어야하고 또 스스로 있게될 것입니다. 여기에 이화여전의 교장이신 천성활란 선생을 뵙고 시국중 여학생들의 학창생활과 취미오락 사상경향을 말씀들어서 여기에 기재 합니다.

학생들의 요즘 취미말입니까. 이전같이 취미본위의 생활은 할 수 없는 것이지요 학교당국에서 항상주의해서 단련시키는 것은 인고단련을 목료로 삼으니까 학생들의 취미와 생각도 이점으로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취미라면 자기의 전문하는 의외에 길이니까 방과후의 학생들의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인데 자세한 점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스포츠, 독서, 그외의 음악같은 것으로 나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스포츠에 있어서는 앞서서부터 벌써 우리학교에서는 여학교이면서도 남학교와 같이 검도부를 두고 방과후면 배워 왔습니다. 이것도 학교에서강제적으로 시키 .... 독서방면은.... 예전같이 순문학서적만 읽지 않고 참고서류를 많이 읽는다고 합니다. 제일 많이 읽는 서류가 종교, 윤리론서류이고 국체론이 많이 나간다고 합니다. 다 아다시피 일본학이란 새 학과가 생긴후 학생들도 이방면의 연구가 심한 것 같습니다. 소설같은 것은 만이 읽지 않고 시국서류가 많이 나가는데 이점 은 퍽 주목되는 경향입니다. 말하자면 총후여학생들이 시국에 대한 지식을 얻으려는 노력이 여기에 엿보이는 것이지요..... 통틀어 그들의 요즈음 경향이라면 취미본위보다 인고단련의 깃발아래서 한가하게 논다는 일없이 적은틈을 타서라도 꾸준희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매일신보,19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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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일은 우리가

학도 출진의 북은 울렸다. 그대들은 여기에 발맞추어 용약(勇躍) 떠나련다! 가라 마음놓고! 뒷일은 총후(銃後)는 우리 부녀가 지킬 것이다. 남아로 태어나서 오늘같이 생의 참뜻을 느꼈음도 없었으리다. 학병제군 앞에는 양양한 전도가 열리었다. 몸으로 국가에 순(殉)하는 거룩한 사명이 부여되었다.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냐. 제군은 오늘 이때를 영구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가라! 전선으로 그 뒤는 우리가 맡겠다. 총후의 여성들은 제군들이 안심할 만큼 만사를 해내일 각오가 굳은 바이니, 바라건대 모쪼록 빛나는 전공을 세워 조선학도의 참다운 일면을 길이 청사에 빛내여라! (조광 194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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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제와 반도여성의 각오

이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징병제라는 커다란 감격이 왔다. 허둥지둥 감격에만 빠지는 것도 부질없는 일이지만 어쩔지를 모르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갈래를 못 찾는 것도 현명한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반도여성은 그저 내 아들 내 남편 내 집이라는 범위에서 떠나보지를 못했다. 떠나볼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자칫하면 국가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처럼 보인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도여성에게 애국적 정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나타낼 기회가 적었을 뿐이다. 지금 까지 우리는 나라를 위해서 귀한 아들을 즐겁게 전장(戰場)으로 내보내는 內地의 어머니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막연하게 부러워도 했다. 장하다고 칭찬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반도여성 자신들이 그 어머니 그 아내가 된 것이다. 우리에게 얼마나 그 각오와 준비가 있는 것인가? 실제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나라에 바쳐보지 못한 우리에게는 대단히 막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름다운 웃음으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전장으로 보낼 각오를 가져야 한다. 과연 우리에게 그런 각오가 있을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內地 여성에게 배울 점이 많다. 우리 일본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 원인의 하나가 일본 여성의 숨은 힘이라 한다. 말없이 참고 나가는 그들의 힘은 강한 인(仁)의 몇 배의 힘을 가진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러 나가는데 조용한 웃음으로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 점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그저 모방할 수는 도저히 없는 것이다. 그들을 그렇게까지 만드는 그 근본정신을 지니도록 해야한다. 즉 국가를 위해서는 즐겁게 생명을 바친다는 정신이다.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다. 내 남편도 내 아들도 물론 국가에 속한 것이다. 최후에 내 생명까지 국가에 속한 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그러고 보면 국가에 속한 내 남편이나 아들 또 내 생명이 국가에서 요구될 때 쓰인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못 쓰인다면 오히려 그 얼마 나 부끄러운 일인가. 꼬집어 말하자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바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나라의 것을 나라가 쓰는 것이지 내가 바칠 것은 아무것 도 없는 것이다. 잠깐 맡았던 내 아들이 훌륭히 자라서 나라가 다시 찾아 가는 것이다. 나는 그 몇 해 동안에 책임을 다한 것이 즐겁고 그동안 그 아들이 많은 즐거움을 준 것이 감사한 것이고 좀더하면 책임을 다 못하여 나라에 돌려보내서 쓰이지 못했을지도 모를 것을 훌륭히 쓰이게 된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것뿐인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도 국민으로서의 최대 책임을 다할 기회가 왔고, 그 책임을 다함으로써 진정한 황국신민으로서의 영광을 누리게 된 된 것이다. 생각하면 얼마나 황송한 일인지 알 수 없다. 이 감격을 저버리지 않고 우리에게 내려진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시대, 1942년 12월 이화여전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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